주교 현장 체험...장애인 삶에 다가간 하루(가톨릭평화신문)
관리자 | 2018-05-30 | 조회 1207
주교 현장 체험… 장애인 삶에 다가간 하루
유경촌·정순택·문희종 주교
고덕동 성지보호작업장 찾아
장애인과 함께 임가공 작업
주교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일일 노동자’가 됐다.
주교회의가 마련한 ‘현장 체험 프로그램’ 일환으로 5월 24일 서울 고덕동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소속 성지보호작업장(시설장 허명옥)을 찾은 유경촌(서울대교구 보좌)ㆍ정순택(서울대교구 보좌)ㆍ문희종(수원교구 보좌) 주교는 장애인들과 나란히 작업대에 앉아 옷핀 완제품 만들기에 일손을 보탰다. 작업장 소속 24명 장애인에겐 주교들과 소통하는 하루가 됐다. 박경근(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신부도 함께했다.
목장갑을 끼고, 앞치마를 두른 주교들은 장애인 작업자들 안내에 따라 친환경 봉헌컵초(화목캔들) 및 옷핀 완제품 제작, 변기 고무 덮개에 연결선 잇기 등 하루종일 작업을 했다. 변기 고무 덮개 작업을 한 정순택 주교는 “변기 수리는 더러 해봤지만, 고무 덮개 제작을 해본 것은 처음”이라며 “단순 작업 같지만 힘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업장에 나란히 앉은 이들 사이에선 이야기꽃이 피었다. “주교님은 어디 사세요?”하고 한 장애인이 묻자, 정 주교는 “사는 곳은 도림동이고, 명동에 서 일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옷핀을 제품으로 만들던 유경촌 주교가 “작업을 빈틈없이 철저히 잘 해내신다”고 칭찬하자 옆에 있던 장애인 작업자가 “업체 사장님께서 꼼꼼히 보시기 때문에 실수 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문희종 주교는 “이곳에서 장애인들이 만든 봉헌컵초가 본당 아홉 곳에 납품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장애인들의 손길로 하나하나 만들어진 초가 우리의 기도로 빛을 얻게 된다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현장을 체험한 주교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장애인들 삶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주교들은 “장애인과 하루를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사는 이웃임을 다시금 느꼈다”며 “그리스도인이라면 장애인과 약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친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